아라 좋아해

아라 2017.07.07 16:39

[단편] 좋아해

 

 

 

 

 

좋아해.”

 

 

 

우현은 막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 너무 피곤해서 얼른 옷을 갈아 입고 최대한 간단하게 씻은 후에 침대로 바로 뛰어들 생각이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있던 성규형이 자신의 방으로 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별 말 없이 셔츠 단추를 푸는 중이었다. 하지만 성규의 뜬금없는 말에 우현은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 그 조그마한 입에서 툭 하고 튀어나온 말이 전하는 폭풍 같은 여파와는 달리 돌아본 성규의 얼굴은 무덤덤 그 자체였다. 그래서 순간 우현은 자신이 헛것을 들었나 라는 생각 마저 들었다.

 

 

 

내가 아마 널 좀 이상한 의미로 좋아하는 것 같아.”

 

 

 

 

오해의 여지도 없이 단호하게 툭 내뱉은 성규의 얼굴을 보면서, 적어도 그런 말을 하려면 얼굴 정도는 붉히고 해야 되는 것 아니냐?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어 우현은 어이가 없었다. 원래 감정표현 같은 거 잘 안하는 성규 형이 좋아한다고 말을 하는 게 믿기지도 않고 그 대상이 자신이라 더 이해가 안되고,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전혀 모르겠고, 우현의 머리 속은 엉망진창 뒤죽박죽이었다.

 

 

 

이런 얘기 너 기분 더러울 거 아는데, 알다시피 우린 안 보고 살 수 없잖아? 근데 나도 이런 찝찝한 감정 정말 싫거든.”

 

 

 

 

아무런 대답도 그렇다고 그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는 우현을 향해 성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어차피 당황한 우현의 반응쯤은 이미 다 예상했다는 듯, 김성규는 지나치게 덤덤한 상태였다.

 

 

 

아 길게 말해서 뭐하겠냐.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잔뜩 찡그린 얼굴로 우현은 말없이 성규를 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좀 초조한 기분이 드는 것도 같았고, 저 김성규 입에서 뻥이니 장난이니 하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가 이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성규 형의 표정은 확실히 진심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이 장난을 치는 건지 아니면 진심인 건지 그 정도는 확실히 구분 할 수 있었다. 잠깐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는 이내 눈동자를 또르르 돌리며 초조한 표정을 하는 성규를 보며 우현은 저 조그마한 입에서 또 무슨 말이 나오려나 싶어 긴장이 되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니까 남우현 너 인마!!!”

 

……

 

앞으로 나한테 잘해주지마!!”

 

 

 

김성규는 원래 좀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작은 일에는 좀 많이 소심한데 큰일에는 심하게 쿨하고, 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벽을 치는 것 같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뜬금 없이 한번씩 남들이 원하지도 않는 자신의 속을 심하게 발라당 까뒤집어서 다 보여주기도 했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하늘을 찌르는데, 또 묘하게 자존심은 별로 세지 않아서 숙여야 할 순간에 확실히 고개 숙일 줄도 알고, 그러면서도 신념에 맞게 아닌 건 또 아닌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딱 어떻다 아님 흔히 우리가 알 수 있는 한가지 부류로 나누어 생각할 수가 없는, 알다가도 모를 그런 사람이긴 했는데, 그래도 우현은 연습생 시절을 거치고 벌써 데뷔한지 5년차인 지금에는 알만큼은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도 자만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어젯밤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폭탄 던지듯 던져놓고는 휑하니 위층으로 도망치듯 가버린 성규 덕분에, 우현은 잘 정리되지 않는 머리 속을 억지로 정리해 보려다 거의 한숨도 못 잔 상태였다.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성규가 말한 좀 이상한 의미로 좋아한다는 것의 정의였다. 그러니까 대체 정확히 어떤 의미인거야?

 

뒤척이던 우현은 우현은 두 시가 지나서 잠들었고 그마저도 새벽쯤에 목이 말라 잠에서 깨고 말았다.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들어갔을 때 어찌된 일인지 이 새벽 아랫집에 내려와 있던 성규와 우현은 딱 마주쳤다. 성규는 손에 얼음이 가득 들어있는 유리컵을 든 채로 우현을 발견하자 어색하게 얼어버렸다. 그런 성규를 잠깐 바라보던 우현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혹은 아무렇지도 않게 냉장고 문을 열어 콜라가 든 패트 병을 꺼내 뚜껑을 열었다. 그리곤 성규가 들고 있는 컵에 콜라를 따라주었다. 그런 우현을 모습을 눈으로 쫓던 성규가 갑자기 고개를 팍 숙여서 시선을 피했다.

 

우현이 알기로는 성규가 원하던 것이 콜라였던 게 분명한데, 딱히 마시지 않고 컵을 손에 쥐고서성규는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현의 눈에 뭔가 좀 성규의 상태가 이상한 것도 같았다. 게다가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도 같고?

 

 

 

콜라 먹고 싶었던 거 아냐?”

 

…….”

 

또 장동우가 음료수 다 마셨지?”

 

……

 

 

 

뭔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기분이 든 우현이 성규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걸었다. 하지만 성규는 한참을 아무런 말이 없더니 갑자기 숙이고 있던 고개를 치켜들며 우현을 쏘아 보았다.

 

 

 

남우현, 하지마.”

 

? ?”

 

그러니까 이런 거

 

이런 거라니?”

 

내가 말도 안 했는데. .”

 

?”

 

제길

 

 

 

말을 멈추고 성규는 컵을 식탁 위에 탁 내려 놓았다. 그리곤 확 뒤돌아서 양손을 세차게 흔들며 종종 걸음으로 현관을 향해 다다다 걷기 시작했다. 우현은 대체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런 성규의 뒷모습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현관까지 열심히 걷던 성규가 신발을 구겨 신고서는 갑자기 확 뒤돌아 보았다.

 

 

 

우현이 너, 11층 출입금지야.”

 

 

 

아니 그러니까 대체 왜? 라는 대답을 하기도 전에 쾅하고 요란하게 문이 닫혔다.

 

 

 

가끔 엉뚱한 짓을 하긴 해도 굉장히 상식적인 사람이고 어떤 면에서는 고지식한 면도 없잖아 있는 사람이라 뭔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우현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거 싫어하고, 비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으며, 쓸데없는 감정소모를 지나치게 기피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런 걸 빼고는 26세 남자사람의 기본적인 틀을 크게 벗어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근데 진짜 요 며칠 김성규의 행동을 남우현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재주가 없었다.

 

스케줄이라도 많거나 혹은 겹치는 일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라도 해보겠는데, 이건 전혀 겹치는 일이 없으니 성규가 작정하고 피하기 시작하면 우현으로서는 성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전화도 안 받아, 메시지에 대답도 안 해, 단체 챗방에서는 없는 사람 취급해. 이건 뭐 싸우자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출입금지라는 그 단언 이후 11층 도어락 비번까지 바꾸고는 우현에게는 절대 알려주지 말라는 경고마저 떨어진 상태라 멤버들 심지어 매니저들까지 전부 비번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었다. 진짜 자기 수단을 위해서 사람 부리는 거 하나는 기똥찬 능력이 있는 형이라는 사실을 우현은 새삼 또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 대체 무슨 수작인가 싶어서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했던 일이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었고 이쯤되면 우현으로서는 이 사단의 본질보다 현상에 대해 더 열이 슬슬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을 이렇게 대놓고 따돌리는데 열 안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딨겠냐고!! 게다가 좋다며? 그 놈의 이상한 의미든 뭐든 좋다며? 김성규는 좋다는 사람한테 이러나 보지? 라고 화라도 좀 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마도 김성규가 작정하고 남우현을 피한지 열흘 되던 날 우현은 오늘은 어떻게든 이성종을 달달볶아서 11층 비번을 알아내고 말겠다고 결심하며 4층 비번을 누르고 현관으로 들어섰다. 평소보다 촬영이 일찍 끝나서 해지기 전에 집에 도착했는데, 뭔가 미묘하게 집이 조용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성열이랑 명수는 오늘 잡지 촬영이 있다고 했고, H는 앨범 작업이 있고, 성종이는 친척 집에, 매니저는 사무실에서 늦는다고 했으니 집에 아무도 없는 게 맞았다. 그런데 거실 쪽에 누군가 있는 것 같이 작게 TV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 김성규 그렇게 피해 다니더니 4층 소파에 늘어져 잠들어 있었다. 아마도 다들 나가느라 바빠서 제대로 깨워준 사람도 없었을 테고 한번 잠들기 시작하면 웬만해선 깨지 않으니 우현이 오는 것도 잊고 잠들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당장 깨워서 왜 그러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왜인지 스케줄도 없이 노는 사람이 뭔가 수척해진 얼굴이라 우현은 결국 방에서 이불을 꺼내야 가만히 덮어 주었다.

 

 

 

대체 왜 그러냐 형. 내가 뭐 잘못했어?”

 

 

 

우현은 잠들어 있는성규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며 혼잣말을 하는데, 미묘하게 성규의 눈썹이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게다가 눈꺼풀 안으로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확연하게 딱 보였다. 이 와중에도 잠든 척 하고 있는 성규가 어이가 없어서 우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성규 형, 우리 이야기 좀 하면 안될까?”

 

……

 

저기, 그러니까 이상한 의미가 무슨 뜻

 

 

 

우현은 조심스럽게 성규의 오른쪽 뺨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최대한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 나가려고 했다. 뭔가 추궁하듯 하면 또 도망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우현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성규가 갑자기 볼을 쓰다듬던 우현의 손목을 낚아채 듯 꽉 잡고서는 상반신을 벌떡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마치 아주 좋은 생각이라도 난 듯한 얼굴로 우현과 눈을 마주치고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을 했다.

 

 

 

우현아, 너 여자 만나라.”

 

 

이건 또 대체 뭐 하자는 짓인가 싶어서 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당황한 우현이 대답을 안한 것은 맞다. 여자 만날 생각없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형의 감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라고 따져 묻지 못한 것도 맞다. 너무 당황했고, 이야기를 나눌 틈도 없이 매니저가 들어와서 어영부영 되어버린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이 상황은 너무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팬이었어요."

 

 

 

이야기 좀 하자고 불러낸 건 다름아닌 김성규였다. 피해다니는 것도 이제는 마지막인 건가 싶어서 우현은 굉장히 기쁜 마음으로 이?자리에 나온 참이었다. 사무실도 집도 아닌 엉뚱하게 룸형식의 아는 형님의 술집에서 보자는 것이 의아했지만, 술 한잔 하면서 탁 터놓고 이야기 해보자는 의도인 줄 알았다.?

 

당황한 우현을?향해 수줍게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굉장히 우현의 이상형에 가까웠다. 자신에게 상의도 없이 이 자리를 마련한 것, 자신과의 대화를 자꾸만 피하는 것들과 같은 남우현이 김성규에게 화가 나는 이유 중에 이?사실이 제일 화가 났다. 이 와중에 우현의 취향을 완벽히 맞췄다는 것에.....

 

 

 

"술 괜찮죠?"

 

 

 

화가난 얼굴을 겨우 감추고 우현이 말을 했다. 그녀는 괜찮다는 듯이 마주보며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동시에 빨개진 뺨?위로 봉긋이 솟아 오른 광대마저 자신의 취향에?완벽히 부합한다는 것을 깨닫고 우현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아주 약간 술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감정을 감추고 웃는 얼굴을 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었다. 그냥 일어나서 나가릴까 하는?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뭔가 이대로 그냥 두기엔 억울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상한 고백을 한?것도 김성규고, 피해 다니는 것도 김성규고 뜬금없이 여자를 만나라는 것도 김성규고, 다 김성규가 하는대로 휘둘리기만 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났다.?

 

보란듯이 만나줄테다. 이왕이면 한번 사겨보지 뭐 이렇게 내 이상형에 적합하게 형이 친히 맞춰준 사람인데... 라는 오기로 한시간 넘게 술잔을 부딪히다 결국 우현은 참지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애초에 남우현이란 사람은 마음에 없는 짓을 할 수 있는 위인이 못되었다.

 

 

 

우현이 숙소에 들어왔을 때 사방이 고요했다. 불빛이 유일하게 새어나오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의아하게도 자신의 방이었다. 나갈때 분명히 불을 끄고 나갔는데?누가 들어왔었다 싶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보이는 것은 예상치 못하게 성규였다. 우현의 침대에 걸터 앉아있던 성규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상대였으나?우현은 성규의 얼굴을 보자마자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민영이 괜찮지? 애가 착해.?얼굴도 이쁘고...."

 

 

 

성규는 우현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도 못 보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채로,?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초조한 얼굴로을 하면서?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하지만 우현은 화가난 상태였다. 아까전부터 계속해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 딱 내 이상형이더라고..."

 

 

 

우현의 대답에 그제서야 성규를 고개를 들어 우현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한번 만나볼까 생각 중이야."

 

 

 

성규는 예상했던 대답이었던 건지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다만, 우현에게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괴로운 얼굴을 했다.

아니 자기가 만나라고 등떠밀어 놓고 왜??

 

 

 

"그래, 조심해서 잘 만나."

 

 

 

잘 만나라고 말하면서?얼굴은?왜 그모양이야 라고 우현이 따져 묻기도 전에 성규가 급하게 우현을 스쳐 지나갔다. 뭐가 또 그리?급한지 그 자리를 도망치려는 성규의 손목을 우현은 거의 반사적으로 붙잡았다.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그렇다고 손목을 뿌리치지도 않고 성규가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화가났던 우현의 마음이 다 죽어가는 성규의 얼굴 표정을 보자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었다. 대체 왜 화가 났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왜 또 화가 저절로 풀리고 있는 건지 우현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딱 세번만 물을게."

 

"......"

 

"진짜 만나?"

 

"....."

 

"정말로 만나?"

 

"......"

 

 

 

우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서 있는 성규의 몸이 조금씩 움찔움찔 거리고 있었다.?

 

 

 

"마지막이야."

 

"......"

 

"대답 안하면 진짜 만날꺼야."

 

 

 

고개를 숙인 성규의 뒷통수가 순간 우현은 귀엽다고 느껴졌다. 약하게 흔들리는 모양새가 적잖이 갈등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니 그러길레 왜 감당도 못할 짓을 해서는.... 사실은 이해를 전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같은 성별을 가졌고, 같은 그룹에서 활동하고, 끝까지 같이 할 형제같은 사이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성규가 원하는게 그리고 원치 않는게 어쩌면 같은 것일지도 몰랐다. 그의 좋아해라는 말의 의미를 우현은 바들바들 떨리는 성규의 뒷통수를 ?보고 있자니,?말로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민영씨 만나?"

 

 

 

마지막 질문에도 성규는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우현은 짧게 한숨을 쉬며 성규를 붙잡았던 손목을 놓았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든 성규가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우현이 놓아버린 손을 단숨에 붙잡았다.?

 

 

 

"아니, 만나지 마."

 

 

 

만나지 말라며 애원하듯 우현의 손을 붙잡는 성규의 얼굴을 보자 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발끝이 찌릿하게 힘이 들어갈 정도로 알 수 없는 감정이 치솟아 올랐다. 귀여웠다. 너무나도 그 김성규의 얼굴이?

 

우현이 쉽사리 대답하지 않자 성규의 얼굴을 더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무슨 자존심인지 절대로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으려?온갖 인상을 쓰며 애쓰는 모습이 심히 심장에 무리가 갈 정도로 귀엽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는 절대 모를 것이 분명했다.

 

 

 

"대답... 대답해. 안 만나고 대답하라고 멍청아."

 

 

 

성규가 답지 않게 약해진 얼굴을 유지하는 것은 단 몇초도 채 되지 않았다. 금새 뽀로통한 얼굴로 돌아온 성규가 윽박 지르듯이 대답을 강요했다. 그런 성규를 우현이 웃으면서 끌어 안았다. 뜻하게 않게 우현에게 안긴 성규가 완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우현의 몸 이곳저곳을 주먹으로 콩콩거리듯이 쳤다. 행동은 무진장 귀여운 데 입에서는 험한 말을 막 내뱉고 있었다. 이 새끼야 안 만난다고 대답 하라고 대답 안해? 셋 셀 동안 대답해라 멍청아?라고 으름장 놓듯이 쏟아지는 말에 우현은 웃음을 터트렸다.?

 

우현은 성규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붉게 달아오른 성규의 얼굴이 화끈거리고 있었고 우현과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얼굴로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려서 시선을 피하면서도 성규의 입을 쉴새없이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 새끼가 끝까지 안 만난다 소리 안하지?

그럴꺼면 세번만 묻는다는 소린 왜 해?

대답하면 안?만나는 거 아니었어?

뭐 어쩌자고 만날꺼야? ? ? 만날꺼냐고 남우현!!!"

 

 

 

쉴새없이 움직이는 성규의 입술에 우현이 자연스럽게 쪽 하게 입을?맞췄다. 그제서야 성규의 눈초리가 치켜 올라가며 입을 꾹 다물었다.?

 

 

 

"좋아한다고 한번만 더 말해주면 안 만날께."

 

 

 

우현이 웃으면서 정말로 부드러운 목소리로?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했다. 멍한 얼굴을 하고 있던 성규가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순식간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두 손을 들어 우현을 밀어냈다. 표정으로 딱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니가 지금 정신을 놨구나? 라고....

 

얼떨결에 뒤로 밀린 우현이 당황하는 사이 성규가 급하게 문을?열고 나가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우현이 뒤쫓아가지 못하고 당황하는 사이 주머니에 들어있는 핸드폰이?약하게 진동소리를 냈다. 핸드폰에는 지금 성규가 보낸 문자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문자를 확인한 우현이 그제서야 얼른 몸을 움직여 막 집을 빠져나가고 있는 성규의?뒤를 쫓아갔다.

 

우현의 핸드폰에 도착한 메세지는?

 

- 좋아한다 멍청아

 

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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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올려놔야 덜 민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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